파스카 성삼일 주님 만찬 성목요일(2021.04.01) 사랑의 강물
오늘 저녁 만찬 미사로 수난과 죽음과 부활의 파스카 성삼일이 시작됩니다.
무슨 할 말이 있을까요? 오직 사랑이란 말밖에는 할 말이 없습니다. 만찬석상에서 주님은 당신의 모든 것, 다시 말해서 당신 살과 피를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내어주셨습니다. 최후만찬은 단순히 먹고 마시는 식사가 아닙니다. 내어주신 살과 피는 실제로 성금요일 십자가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먹으라고 내어주신 빵은 십자가에 달린 그분의 몸이고 마시라고 내어주신 포도주는 십자가에서 쏟으신 그분의 피입니다.
왜 당신을 내어주셨습니까? 그것은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십자가에 달린 주님이 사랑이 솟아나는 샘입니다. 우리는 단지 그분 사랑이 푹 잠길뿐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죄인이라도 그분 사랑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우리의 어둠을 못 본 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주님 사랑에 잠긴 사람은 회개의 눈물, 통회의 눈물, 감사의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의 눈물이 먼저가 아니라 주님의 사랑이,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부어주신 그 사랑이 먼저입니다.
삼일 동안 그분 사랑에 뛰어듭시다. 사랑의 강물 안에서 우리의 옛 사람은 죽고 우리의 새로운 사람이 태어납니다.
오늘 저녁 미사 입당송을 마음 깊이 노래합니다.
“우리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자랑하리라. 주님은 우리 구원이요 생명이며 부활이시니, 우리는 그분을 통하여 구원과 자유를 얻었네.”(갈라 6,14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