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간 수요일(2021.03.31)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
오늘 짧은 복음 말씀에서 “넘기다 또는 팔아넘기다”(그리스어 ‘파라디도미’)는 동사가 6번이나 반복해서 나옵니다. 이 단어는 세 가지 중요한 순간을 서로 연결하는 역할을 합니다. 곧, 유다가 예수님을 팔아넘길 때, 예수님이 당신 생명을 넘기는 자리인 십자가 희생제사를 표상하는 파스카 축제, 그리고 십자가에서 성취될 예수님의 넘김을 드러내는 최후만찬에서 이 단어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팔아넘길 것이다.”(마태 26,21). 날카로운 이 예언의 말씀은 우리를 향하여 있습니다. 배신자 유다처럼 당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이 당신을 죽음의 손에 넘길 것이라는 주님의 말씀이 우리 양심을 찌릅니다. 우리는 겸손히 그리고 솔직하게 답해야 합니다.
얼마나 자주 얼마나 많이 우리 자신을 속이고 있습니까? “나는 아니다”고 말할 자격이 누가 있습니까? 한 사람도 없습니다. 다른 사람은 속일 수 있지만 우리 안에 현존하시는 주님은 속일 수 없습니다. 우리 죄악은 주님을 지금 다시 한번 더 죽음의 손아귀에 ‘넘기는’ 행위입니다.
오늘 주님의 파스카를 준비하며 우리 자신을 속이지 않으면서 진실한 마음으로 주님을 바라봅시다. 그리고 그분께 물읍시다.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마태 2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