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7주간 목요일(2021년 05월 20) 굳셈의 은사
성령의 넷째 은사는 ‘굳셈의 선물’입니다. 이 선물은 지식의 은사를 보완하는 은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성령께서 지식의 은사를 통하여 우리가 죄의 분별을 하고 회개의 길로 걸어갈 때 겪게 되는 온갖 어려움을 이기도록 용기와 힘을 베푸십니다.
굳셈의 은사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뭐든지 척척 해내고 영향력을 키워주는 파워, 힘, 권력이 아닙니다. 그것보다는 우리 자신의 나약함을 용기있게 받아들이게 하고 그 나약함에서 일어나도록 힘을 주시는 것입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도 자신의 나약함을 하느님 앞에 이렇게 고백합니다. “오 하느님, 당신은 어디에서나 당신께서 하시는 말씀이 참되다는 것을 제게 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진리에 크게 압도되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피곤한 목소리, 잠에 취한 목소리로 ‘서두르겠습니다. 꼭 서두르겠습니다. 그저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라고 대답했을 뿐 달리 아무것도 행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서두르겠습니다는 대답과는 달리 꽤 오랜 시간을 주저하였고, ‘그저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라고 말씀 드렸음에도 당신을 오랫동안 기다리시게 했습니다.”
이처럼 이 위대한 성인도 자신의 변화를 회개를 미루었습니다. 반평생을 뒤로 하고 나서야 성인은 지난날을 되돌아보며 다음과 같은 아주 유명한 말을 했습니다. “오 아름다움이시여, 저는 당신을 뒤늦게야 사랑했습니다. 당신을 뒤늦게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당신은 안에 계셨으나 저는 밖에 있었습니다. 당신께서는 저와 함께 계셨으나 저는 당신 곁에 있지 않았습니다.” 이 “뒤늦음”은 이제 하느님께 바치는 참으로 감동적인 사랑의 고백이 되었습니다.
“오소서, 성령이시어, 우리 마음에 굳셈의 은사를 베푸시어, 우리의 나약성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하느님의 부르심에 늘 항구하고 충실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