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1주간 금요일(2020년 12월 04일) 빛
오늘 수도원 발코니에 나가 새벽 하늘을 보았습니다. 까만 하늘에 별들이 참 많습니다. 정말 맑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스페인 ‘라바날 수도원’에서 보았던 남녘 별자리 그대로였습니다. 볼 수 있는 눈이 있다는 것이 참 좋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눈먼 이들이 등장합니다. 단순히 청합니다.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마태 9,27). ‘자비’라는 단어에 이 사람들의 염원과 희망이 들어있습니다. 볼 수 있는 눈을 간절히 청합니다. 주님은 “너희가 믿는 대로 되어라.”(마태 9,29)고 하시며 눈먼 이들의 눈을 열어주십니다.
사실, 눈은 있지만 볼 수 없는 눈들이 많습니다. 보지 않아도 되는 것들에 집착해서 참으로 꼭 봐야 하는 것에는 눈을 감은 눈들이 참 많습니다. 참으로 볼 수 있는 눈은 단순합니다. 단순한 눈에는 진리만 보입니다. 난무하는 거짓들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빛 자체이신 그리스도께 가까이 가면 갈수록 우리 눈은 빛으로 밝혀져 잘 볼 수 있습니다. 대림은 빛을 향해 나아가는 때입니다.
주님을 믿는 우리는 빛으로 오시는 주님께 시편 말씀으로 고백합시다. “주님은 나의 빛, 나의 구원이시도다.”(시편 2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