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7일 빛과 어둠
오늘부터 대림시기 둘째 부분이 시작합니다. 그러니까 성탄 9일 전부터 임박한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매우 서둘러 기억합니다. 해마다 그러하지만, 예수님을 맞이할 준비도 잘 못한 우리이기에, 마음은 조급하기만 합니다. 정말 성탄이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이런 우리에게 오늘 복음에서 마태오 복음사가가 전한 예수님의 족보를 제시합니다(마태 1,1-17). 단순한 족보입니다. ‘누구는 누구를 낳고 또 누구는 누구를 낳고’가 계속 반복됩니다. 단순히 이름의 나열로 보입니다. 찬찬히 이름들을 살펴보면 인간 역사의 모든 면이 보입니다. 빛과 어둠, 은총과 죄악, 선과 악이 교차합니다. 한 인간의 역사와 마찬가지로 인류 역사에서도 상반된 것이 지나갑니다. 족보에는 살인을 저지른 다윗, 우상숭배에 빠졌던 솔로몬, 매춘을 했던 라합 등 죄악에 몸담았던 조상들이 보입니다. 동시에 하느님의 은총으로 하느님께 신뢰를 두었던 이들, 특별히 “그리스도라고 불리는 예수님”(마태 1,16)을 낳으신 마리아와 그 남편 요셉 안에서 빛과 은총과 선이 드러납니다.
당신 조상들의 족보를 통해 그리스도께서는 우리 인간의 모든 면을 당신 품에 품으시었습니다. 주님은 참으로 사람 가운데 사람이십니다. 우리의 죄악까지도 당신 것으로 삼으셨습니다. 감사할 뿐입니다. 놀라울 뿐입니다. 고개를 숙일 뿐입니다. 우리 입에서는 이런 말밖에는 나오지 않습니다.
“죄인인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은 찬미받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