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부산 분원 분도 명상의 집, ‘토마스 머튼 영성 강좌와 피정’
“내 안에 사시는 그리스도와 일치 이루세요”
머튼 영성 전문가 박재찬 신부
넷째 월요일·첫 토요일 진행
발행일2019-05-26 [제3146호, 6면]
“관상이 무엇인가요?” “수도자들만 하는 것이 아니었나요?” “왜 해야 하죠?” “어떻게 관상에 도달할 수 있죠?” “그러면 어떤 변화를 얻게 되나요?”
많은 신자들이 관상이라고 하면 어렵다는 생각부터 하곤 한다. 토마스 머튼(Thomas Merton·1915~1968)은 관상에 대해 “하느님께서 모든 이들에게 주신 ‘참된 자아’가 깨어나 하느님과의 온전한 일치를 선물로 받는 것”으로 여겼다. 특별한 누군가만이 아니라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사람은 누구나 참된 자아를 갖고 있다. 관상은 이 자아가 성장하고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돕는다. 머튼은 현대인들이 이러한 관상을 어떻게 알아들어야 하는지, 이른바 ‘관상의 현대화’를 이뤄낸 인물이다. 특히 관상이 모든 이들에게 열려 있다는 것을 널리 알렸다.
5월 첫 주말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부산 분원 ‘분도 명상의 집’. 전국 각지에서 신자들이 모여와 머튼의 생애와 영성에 대한 강좌를 듣고, 자신의 내면에서 비워야할 것과 채워야할 것들을 찾는데 여념이 없다. ‘토마스 머튼 영성 강좌와 피정’은 매월 넷째 주 월요일과 첫째 주 토요일에 진행된다.
이 피정은 박재찬 신부(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분도 명상의 집 책임)가 기획, 강의와 영성 지도 등을 직접 담당하고 있다. 박 신부는 한국교회에서 처음으로 ‘토마스 머튼과 종교간의 대화’를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은 머튼 전문가로 관심을 모은다. 현재 분도 명상의 집은 ‘토마스 머튼 영성 센터’ 역할도 하고 있다.
머튼은 현대의 대표적인 영성가로 꼽힌다. 작가이자 평화·인권운동가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타종교와의 대화에도 적극 나선 인물이다. 하지만 젊은 시절, 방탕하게 살던 무신론자였다. 가톨릭으로 개종 후 트라피스트 수도회에 입회해 27년간 수도생활을 하면서 활동과 관상 사이에서 갈등하기도 했다. 그런 그의 삶이 현대인들에게 크나큰 영향을 미치는 이유가 무엇일까.
박 신부는 “머튼은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사람이었기에 우리의 공감대를 더욱 이끌어낸다”고 설명한다. 잘못을 하고 뉘우치고 또 고뇌와 갈등에 빠져 쓰러지고. 하지만 머튼은 다시 일어났고 끊임없이 하느님을 찾았으며 하느님께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다. 스스로도 자신의 삶을 ‘지속적인 회개의 연속’이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머튼이 ‘현대의 아우구스티노’라고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박 신부는 “머튼은 이렇게 항구한 노력을 통해 새로운 영적 탄생의 은총을 얻었고, 나아가 문화와 종교를 넘어 보편적인 하느님 사랑의 깊은 영적 단계에 도달했다”고 말한다. 이어 “우리가 고독을 찾고 기도하며 관상에 이르는 수행은 은총으로 주어지는 하느님 체험을 준비하는 과정”이라며 “머튼의 생애는 우리의 생애 안에서도 하느님께서 어떻게 함께 하고 계시는지 이해하도록 도와주며 하느님 체험에 대한 깨우침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한다.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시는 것입니다.”(갈라 2,20) 박 신부는 머튼 영성의 핵심은 이 성경구절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우리에게도 중요한 것은 하느님 일을 하는 것이며, 그 하느님 일은 바로 사랑하는 것”이라며 “머튼 영성 피정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하느님을 향해 나아갈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강좌·피정 문의 051-582-4573 부산 분도 명상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