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100년 전 독일인 신부가 모은 한반도 식물표본 돌아오다 (중앙일보, 2015년 4월 26일)

procurator 0 1,615 2015.05.01 16:58

100년 전 독일인 신부가 모은 한반도 식물표본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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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 년 전 독일인 신부가 한반도에서 채집한 식물 표본 400여 점이 국립수목원에 기탁된다.

외국에 소장된 한반도 식물 표본 자료가 국가기관에 공식 기탁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립수목원은 26일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이 독일인 안드레아스 에카르트(1884∼1974) 신부가 지난 1911∼14년 한반도에서 채집한 식물 표본 420점을 기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탁되는 표본은 도화지에 말린 식물 한 점을 붙이고 학명과 채집 시기ㆍ지역 등을 적어놓은 형태다. 일부 표본에는 지역에서 불리던 이름을 한글로 기록해 놓기도 했다.

이 중에는 금강산에서 채집한 ‘금강초롱꽃’ 등 연구 가치가 높은 표본도 많다. 금강초롱꽃의 경우 1속 1종의 한반도 특산식물이다. 현재 북한 지역 표본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제주도에서 채집한 ‘큰반쪽 고사리’는 제주도에서 자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동안 국립수목원이 발견하지 못했던 식물이다. 경기도 수원에서 채집된 ‘실부추’는 현재 이 지역에서 발견되지 않는 식물이다.

기탁되는 표본은 2013년 독일 성 베네딕도회가 수도원 내에서 처음 발견한 것으로, 이후 독일 성 베네딕도회가 한국 성 베네딕도회 본관인 경북 칠곡의 왜관 수도원으로 표본을 보내 국내로 들어왔다.

왜관수도원 측은 이 표본들이 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보고 최근 국립수목원에 기탁 의사를 전했다. 장계선 국립수목원 임업연구사는 “이번에 기탁되는 표본은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을 겪는 과정에서 당시의 식물 표본 기록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현실에서 우리의 과거 식물 기록을 남기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의 식물은 자세히 연구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당시 금강산과 원산ㆍ평강 등에서 채집된 표본이 포함돼 있고, 지금은 도시화된 수원에서 더 이상 발견되지 않는 실부추 등도 담겨 있어 과거와 현재의 한반도 식물 변화상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데 있어서도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국립수목원은 이번에 기증되는 표본을 식물 분야 연구자들의 연구 목적용 관찰 자료로 활용하고 표본 정보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일반에도 제공할 예정이다.

국립수목원과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은 오는 28일 국립수목원에서 기탁협약식을 열 예정이다. 

안드레아스 에카르트 신부(한국명 ‘옥낙안’)는 당시 한라산 등 전국에서 각종 식물을 채입한 뒤 독일로 가져갔다. 그는 귀국 후엔 뮌헨대학에서 한국학을 가르쳤다.

그는 1911년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사범학교인 숭신사범학교에서 교장을 지냈다. 이후 해성학교 전신인 야학강습소(1921년)와 보록학교(1924)를 설립하는 등 우리나라 근대교육에 기여했다. 또 일제가 한국문화 말살을 기도했던 1920년대 『한국어의 문법책』(1923년)과 『조선미술사』 (1929) 등 한국의 어학과 예술ㆍ음악ㆍ문학ㆍ철학에 대한 여러 책자를 발간했다. 

이를 통해 유럽 각국에 독자적인 한국문화가 있음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독일로 돌아간 뒤에도 계속 한국학을 연구해 세계적인 한국학 연구가로 자리매김했다.  

포천=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사진 국립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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