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간 월요일(2021.03.29) 눈물의 향유
어제 저녁식사 때 보름달이 창문 밖에 환히 떠있었습니다. 달을 보며 정녕 파스카가 가까이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파스카는 춘분이 지난 다음 보름달이 뜨고 제일 먼저 오는 주일에 경축하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예수님도 보름달을 보며 당신이 곧 수난에 들어간다는 것을 깊이 예감하셨고 마음의 준비를 하셨을 것입니다.
진정 예수님을 따르는 이들은 주님 수난을 준비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좋은 예를 보여줍니다. 베타니아의 마르타 마리아 라자로 집에서 마리아는 주님 발에 값비싼 향유를 붓고 머리카락으로 닦아 드렸습니다. 주님은 놀라운 이 행위를 칭찬하며 말씀하십니다. “이 여자를 그냥 놔두어라. 그리하여 내 장례 날을 위하여 이 기름을 간직하게 하여라.”(요한 12,7).
성목요일 저녁부터 부활 날까지 거룩한 삼일을 복되게 보내기 위하여 우리도 마음의 향유를 준비합시다. 향유는 사랑의 상징, 헌신의 상징, 기도의 상징입니다. 머리카락으로 발을 씻는 행위은 우리 죄를 고백하는 행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진정 자신의 가슴을 치는 사람만이 할 수 있습니다. 참회의 눈물이 향유가 되는 기적이 일어납니다.
오늘 미사 본기도가 우리의 기도가 됩니다. 이 기도를 통해 겸손되이 우리 자신이 죄인임을 고백하며 눈물의 향유를 바릅시다. 향유의 향기가 우리 주변에 퍼져나갑니다.
“전능하신 하느님, 저희가 나약하여 힘겨워하는 모습을 굽어보시고 외아드님의 수난으로 다시 생기를 얻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