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9일 섭리
오늘은 ‘하느님의 섭리’를 생각합니다. ‘섭리’(providentia)는 쉽게 말하면 ‘계획’입니다. 그것도 선한 계획입니다. 하느님의 선한 의지가 세상을 창조하고 인간을 만들고 온 우주를 안배합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를 포함한 모든 것이 하느님의 선하신 품 안에 있다는 확신입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인간적 한계라는 높은 벽에 갇혀 전전긍긍합니다. 인간이라는 좁은 틀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 전형적인 예를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세례자 요한의 아버지 즈카르야에서 잘 볼 수 있습니다. 천사 가브리엘이 그에게 예언합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즈카르야야. 너의 청원이 받아들여졌다. 네 아내 엘리사벳이 너에게 아들을 낳아 줄 터이니, 그 이름을 요한이라 하여라”(루카 1,13). 그러자 즈카르야는 대꾸합니다. “제가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저는 늙은이고 제 아내도 나이가 많습니다.”(루카 1,18). 하느님의 선하신 뜻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인간의 나이도, 생식 능력도, 상식과 지식도 장애가 되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섭리는 우리 인간의 한계를 늘 뛰어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죄악까지도 선한 결과의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곧 우리 가운데 탄생할 아기 안에서 하느님의 놀라운 섭리를 봅니다. 오늘 우리도 하느님의 섭리에 온전히 나 자신을 맡깁시다. 지금 벽에 부딪쳐 힘들고 아파도 언젠가는 우리를 참 기쁨으로 인도하는 도구가 될 것임을 신뢰합시다.
가브리엘 천사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주님의 섭리를 믿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