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묵상) 연중 제2주일(2021년 01월 17일) 마음 자리

연중 제2주일(2021년 01월 17일) 마음 자리

1월 15일은 우리 수도원의 주보성인들인 성 마오로와 성 쁠라치도 대축일이었습니다. 또한 이 날 세 형제가 사제서품을 받았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부모 외에는 초대하지 못하고 아주 조촐하게 그러나 매우 기쁘게 사제서품 미사를 거행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아쉬움이 큰 사제서품이었습니다.

세 형제 가운데 김석주 에제키엘 새 신부의 서품상본 성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너 어디 있느냐? Ubi es?”(창세 3,9). 아담에게 건넨 하느님의 첫 말씀입니다. 이와 비슷하게 오늘 예수님은 “무엇을 찾느냐?”(요한 1,38)고 당신을 따라오는 세례자 요한의 두 제자, 요한과 안드레아에게 질문을 던지십니다. 

우리가 있는 이 장소는 바로 그 무엇을 찾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입니다. 내가 있는 이 자리가 어디입니까? 또 무엇을 찾기 위해서 이 자리에 있는 것입니까? 

주님은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와서 보시오”(요한 1,39). 만일 우리가 있는 자리가 주님을 찾는 자리가 아니라면 떠나야 합니다. 주님이 계신 곳이 우리가 있을 자리이고 거기에서 주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사실 우리 마음 안에 주님은 계십니다. 우리 마음이 바로 주님을 만나고 보는 유일한 자리입니다. 외적인 자리는 그저 잠깐 머물 자리밖에는 아닙니다. 기도를 통해서 마음 자리에 들어갑시다. 거기서 주님은 우리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외적인 자리와 공간을 탓하지 말고 내 영혼이 마음 자리에게 온전히 머물 때 우리는 늘 주님을 찾는 존재가 됩니다. 주님은 오늘 베드로를 눈여겨보신 것처럼 우리 마음 안에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십니다.

“우리는 메시아를 만났소” (요한 1,41).

(사진: 김 에제키엘 새 신부의 서품상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