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복음묵상)사순 제4주간 수요일(2021.03.17) 위로

procurator 0 935 2021.03.17 08:26

사순 4주간 수요일(2021.03.17) 위로


어제 오후 시간이 나서 수도원에서 4Km 정도 떨어져 있는삼청 공소 걸어서 다녀왔습니다. 걷기에 좋았습니다. 맑은 햇살이 좋은 날이었습니다. 삼청공소는 나환우 정착촌에 있습니다. 우리 선배 신부님들이 세운 마을이지요. 오랜만에 가봤습니다. 마을에 들어서자마자 닭똥 냄새가 찐하게 코에 들어왔습니다. 양계 사업으로 생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집들이 많이 있었지만 거의 그대로였습니다. 오래 나도 차례 나환자를 위해서 성당에서 미사를 했습니다. 


성당 앞에서 할머니가 묻습니다. “어데서 오셨습니까?” 나는수도원에서 왔습니다 대답했지요. 낯선 사람이 들어왔으니 묻는 당연합니다. 할머니는 성당에 들어가서 조용히 기도합니다. 무엇을 위해 기도하는지 모르지만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작은 기도의 마음이 세상으로 퍼져나가 듯이 거룩합니다. 나환우 할머니의 기도가 나를 위로합니다.


죽은 이들이 하느님 아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렇게 들은 이들이 살아날 때가 온다. 지금이 바로 그때다.”(요한 5,25). 오늘 복음 말씀에서 주님은 지금 순간이 생명의 말씀을 들을 때라는 것을 일깨워 주십니다. 죽은 이들은 다름 아닌 우리 자신입니다. 우리가 손을 모을 생명이 우리 안에서 싹틉니다. 나환우 할머니가 이그러진 손을 모은 것처럼 우리도 짬을 내서 기도할 생명을 맞이합니다.  


생명의 주님이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여인이 젖먹이를 잊을 있느냐? 몸에서 아기를 가엾이 여기지 않을 있느냐? 설령 여인들은 잊는다 하더라도 나는 너를 잊지 않는다” (이사 4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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