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식과 총서 완간 축하식 함께 열어 한국교부학연구회와 함께 올해부터 고대 그리스도교 문헌 총서 발간 계획
종교 서적 및 다양한 분야의 도서를 통해 복음적 가치를 전해온 분도출판사(사장 정학근 신부)가 창립 60주년과 「교부들의 성경 주해」 총서 29권을 완간해 겹경사를 맞았다.
분도출판사는 6일 서울 중구 장충단로 베네딕도 피정의 집 성당에서 창립 60주년 기념식과 총서 완간 축하식을 함께 열었다. 출판사는 창립 20주년을 맞은 한국교부학연구회(회장 장인산 신부)와 「교부들의 성경 주해」(구약 15권ㆍ신약 14권) 완간을 축하하고, 이성효(수원교구 총대리) 주교를 비롯해 한국교부학연구회원 장인산ㆍ노성기 신부, 하성수(시몬) 박사, 최원오(빈첸시오) 교수 등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분도출판사 사장 정학근 신부는 환영사에서 “창사 이래 시대의 징표를 출판물에 담아내고자 애써 온 분도출판사는 그간 의미 있는 책들을 펴냈다”며 “출판사가 하는 일은 출판사의 노력만으로 이어가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정 신부는 “훌륭한 기획과 더불어 우리말을 사랑하는 편집자와 역저자도 꼭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독자들의 애정과 관심이 없으면 생존하기 어렵다”며 관심을 요청했다.
한국교부학연구회 회장 장인산(청주교구 원로사목자) 신부는 축사에서 “최초의 계획보다 세 배가 넘는 시간이 걸렸지만, 많은 분의 노고와 헌신 덕분에 17년 만에 이 총서를 완성하게 되었다”며 “뜻깊은 해에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를 통해 대중판 교부 문헌 총서 출간의 새로운 30년 여정을 함께 시작하게 되어 기쁘고 든든하다”고 전했다.
교회 사학자이자 세계교부학회의 거장으로 알려진 독일의 에른스트 다스만 신부는 서면으로 보낸 축사에서 “분도출판사의 경축 행사와 한국교부학연구회 설립 20주년을 함께 기념하는 일은 아름다운 만남”이라며, “지난 수년간 한국교부학연구회와 분도출판사의 놀라운 합동 작업이 뛰어난 출판 열매를 거두는 것을 지켜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다스만 신부는 “한국의 신학적 학문 발전이 가르침에서나 연구 작업에서나 독립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장인산 신부와 에른스트 다스만 신부는 이날 기념식에 참석하지 못해, 노성기(한국교부학연구회 총무) 신부가 대독했다.
분도출판사의 ‘분도’는 성 베네딕도 수도회의 창설자인 베네딕도 성인의 한자식 표기다. 분도출판사는 1909년 독일에서 한국에 진출한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이 선교 사업의 일환으로 운영하고 있다. 초창기부터 수도원 내부에 인쇄소를 설치해 종교 서적을 출간해오다 1962년 출판사 등록 후, ‘시대의 징표를 함께 읽어간다’는 정신에 따라 책을 통해 한국 교회의 신학적 토대를 쌓아왔다.
대표 도서로는 「해방신학」,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이해인 수녀), 「밥- 김지하 이야기 모음집」, 「인간 Ⅳ」(최민식 사진집) 등이 있다. 「꽃들에게 희망을」과 「아낌없이 주는 나무」 등 분도우화 시리즈도 독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73종이 출간된 「분도소책」, 34종이 발간된 「신학총서」와 「아시아신학 총서」 굵직한 학술 총서도 발간했다.
한국교부학연구회는 교부학의 중요성과 교부들의 가르침을 한국 교회에 알리기 위해 2002년 1월에 설립됐다. 2008년부터 분도출판사와 손잡고 창세기부터 요한 묵시록까지 교부들이 성경의 각 구절을 해석한 내용을 모은 세기적 대작 「교부들의 성경 주해」를 출간해왔다. 2005년부터 17년 동안 「교부들의 성경 주해」를 완간하기까지 번역에 참여한 이들만 22명이다.
한편, 분도출판사와 한국교부학연구회는 올해부터 정부 지원을 받아 ‘고대 그리스도교 문헌 총서’를 발간하기로 했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