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과 회반죽으로 만든 임시 집, 너무 낡아 위험... 난민 아이들의 학비 지급도 시급
우간다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 아프리카 식민지를 운영하던 유럽 7개국의 주도로 독립한 여러 나라 가운데 하나다. 종족과 언어, 문화가 무시된 채 유럽인들의 입맛에 맞게 한 영토로 묶여 나라를 이룬 이들 나라는 종족 간의 비극적인 내전을 겪고 있다.
우간다는 1980년부터 6년간 내전을 겪었다. 그러나 지금도 내전의 불씨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내전에서 승리하고 우간다 역사상 최초로 직접 선거를 통해 대통령이 된 사회주의 게릴라 출신의 무세베니 대통령이 37년간 독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전의 가장 큰 피해자는 아동들이다. 1만여 명의 남자아이가 납치돼 소년병으로 키워지고, 여자아이들은 반군들의 성 노리개가 되기 일쑤다. 이곳에서 반군에 납치됐다가 성폭행을 당해 아이를 낳고 돌아온 소녀들을 ‘차일드 마더’라 한다. 내전이 한창일 때 아이들이 납치를 피하고자 담요 한 장만 들고 시내로 모여들어 ‘야간 통근들’(night commuters)이라 했다.
우간다 토로로에 자리한 성 베네딕도회 그리스도 왕 수도원은 내전이 한창인 1983년에 설립됐다. 이곳 수도자들은 수도원 시작과 함께 많은 우간다 북부 난민들을 ‘예수 그리스도’로 맞이했다. 가난한 이들도 수도원 울타리 곁에 자리 잡고 살기 시작했다. 수도원이 그들에게 유일하게 안전한 피신처였다. 수도원 주변에는 현재 62개 가정이 살고 있고, 공부해야 할 아이들은 130여 명이나 된다. 현재 35세 이하의 수도자 40여 명이 난민, 가난한 이들과 함께 살면서 젊고 활기찬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수도자들은 독일 상트 오틸리엔 연합회의 지원을 받아 진흙과 회반죽으로 임시 집을 지어 난민들과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줬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집들이 낡아 사람이 살 수 없을 지경이 됐다. 수도자들은 얼마 전부터 수도원 직업학교 외부 주방과 경비원 숙소를 집이 무너진 가난한 이들에게 내주고 있다. 하지만 역부족이다. 난민들과 가난한 이들이 안정적으로 가정생활을 할 수 있는 새집이 필요하다. 또 130여 명이나 되는 아이들 학비도 다 떨어졌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수도원 사업장이 모두 문을 닫아 모든 게 고갈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 왕 수도원장 피델리스 왈웨마 신부는 “기본 생계조차 감당할 수 없는 가정에 식료품과 생필품을, 잘 곳이 없는 이들에게 집을, 130여 명의 아이에게 학비 지급이 시급하다”면서 “한국 교회의 착한 사마리아인들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후견인 : 인영균 신부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선교총무국)
토로로 그리스도 왕 수도원은 설립 때부터 난민과 가난한 이들과 함께 사는 공동체입니다. 이들을 위해 농장과 안과의원, 무료 진료소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고귀한 요청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도움을 간곡히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