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주일 맞아 방한한 아프리카 토고 로멩 보타 아빠스 (가톨릭 신문, 2017년 10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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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27 16:05
전교주일 맞아 방한한 아프리카 토고 로멩 보타 아빠스
“교육 사업에 도움이 필요합니다” 극빈층이 다수인 가난한 나라
발전 위해 교육 필요하지만 학교 운영 자체가 어려운 상황
발행일2017-10-29 [제3067호, 21면]
성 베네딕도회 오틸리아연합회 소속 토고 악방수도원의 로멩 보타 아빠스.
“왜관수도원을 통해 전해진 한국교회의 사랑은 가난한 나라인 토고 국민들에게 자립할 수 있는 초석이 되고, 한발 더 나아가 미래를 향한 꿈을 꿀 수 있게 해준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전교주일을 맞아 한국을 찾은 성 베네딕도회 오틸리아연합회 소속 토고 악방수도원 로멩 보타 아빠스는 먼저 한국교회 신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어 악방수도원이 토고 현지에서 사도직 활동으로 전개하고 있는 교육 사업에 대해 도움을 청했다.
로멩 보타 아빠스는 “토고는 아프리카 대륙에서도 광물자원이 나지 않는 가장 가난한 나라에 속한다”면서 “유럽 강국의 식민 지배에서 벗어나 독립한 지 50여 년이 흘렀지만, 아직 토고 정세가 불안정하여 700만 명 가량의 국민 대부분이 극빈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로멩 보타 아빠스는 “많은 국민들이 경제 개발을 꿈꾸지만, 부모에 의해 학교에 다닐 수 있는 아이들은 소수에 불과하다”며 “수도원 부설 성 알베르토 학교에서는 돈이 없어서 배우지 못했던 지역의 많은 청소년들이 수업을 받으며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국민이 농업에 종사하는 토고. 국민 대부분이 먹고 살기에 급급한 상황이다.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당장 팍팍한 삶 때문에 아이들의 교육비를 마련하지 못해 부모들은 자녀 교육에 별다른 힘을 쓸 수가 없다. 이에 악방수도원은 수도원 부설 학교를 설립하고, 초중고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재학생은 320명. 악방수도원 수도자 3명이 교사로 일하고 있고, 11명의 교사가 함께 아이들을 가르친다. 로멩 보타 아빠스는 교육 사업을 펼치며 지역의 가난한 아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줄 수 있어서 좋지만, 아쉬움도 많다고 했다.
“선교 사명을 카리스마로 1985년 보니파시오 튀길라 신부에 의해 창설된 악방수도원은 자체적인 수익사업을 펼치고는 있지만, 왜관수도원과 오틸리아 연합회와 같은 은인들의 도움 없이는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그렇다보니 학생들에게 음식을 제공하지 못해, 아이들이 점심시간에 집에 가서 식사를 하고 다시 학교로 돌아와 수업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하지만 집이 먼 아이들은 이동시간이 많이 걸려 점심조차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있습니다.”
로멩 보타 아빠스는 최우선 과제로 학교에 기숙사와 급식소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더불어 실질적인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이공계열 과정을 운영하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수도원 인근에 거주하는 이웃들이 행복해야 악방수도원 공동체도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이 집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뤘듯이, 토고 또한 안정적인 교육이 이뤄져야 자립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교회 신실한 신자들의 사랑과 관심이 토고교회에 복음의 씨앗이 되어 전해질 것입니다.”
왜관수도원은 2009년 말부터 악방수도원과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악방수도원 수도자들은 왜관수도원에 파견되어 전기·제빵 기술을 배워가기도 하고, 현재는 조 골롬반 코미 수사가 왜관수도원 금속공예실에서 기술을 연마하고 있다. 이밖에도 왜관수도원은 악방수도원 부설 학교에 태양열 발전시설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선교활동에 도움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