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기사

[덕원수도원 인쇄소] 100년 전 신앙 선조들도 접했을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의 역사는? (가톨릭신문, 2023-12-25 …

procurator 0 2,007 02.27 10:08

1928년 「朝鮮語聖歌」(조선어성가) 재판에 실린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악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성탄 캐럴 ‘고요한 밤 거룩한 밤’.(가톨릭성가 99번) 그렇다면 우리나라에는 언제부터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 성가로 불리기 시작했을까?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 한국교회 성가집에 처음 실린 것은 1923년 성 베네딕도회가 덕원수도자치원구에서 사용하기 위해 발간한 「朝鮮語聖歌」(조선어성가) 초판이다. 「朝鮮語聖歌」(조선어성가) 초판은 한국교회에서 교구 단위에서 발간한 첫 공식 성가집이었다. 불행히도 이 「朝鮮語聖歌」(조선어성가) 초판은 전해지지 않지만, 1928년 발간된 재판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성 베네딕도회는 서울 혜화동에서 함경남도 덕원으로 수도원을 옮긴 이후 1928년 「朝鮮語聖歌」(조선어성가) 재판을 발간했는데, 여기에는 1923년 6월 30일에 인준된 초판 허가서가 인용돼 있다. 또 목록을 보면 ‘32번 고요한 밤(22) 34’라고 표시돼 있다. 앞의 32번은 재판 곡 번호이며, 뒤 34는 쪽 번호, 괄호 안 22번은 초판 곡 번호다. ‘고요한 밤’이 1923년 초판에도 실렸다는 증거다.

당시 성 베네딕도회 선교사들이 번역한 가사는 현재와는 많이 다르다. 「朝鮮語聖歌」(조선어성가) 재판에는 ‘고요한 밤 거룩한 밤 턴신이 공즁에 목동들의게 보하시대 알렐누야 알렐누야 구세쟈 나셧도다 구세쟈 나셧도다’라고 돼 있다. 이후 다양한 성가집 개정 작업을 거치며 원문에 맞게 가사를 번역한 것으로 보인다.

100년 전 성 베네딕도회가 발간한 「朝鮮語聖歌」(조선어성가)에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 실렸다는 사실은 우연한 기회에 알려졌다. 주교회의가 진행하고 있는 한국천주교사료목록화사업을 위해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이 소장하고 있던 「朝鮮語聖歌」(조선어성가) 재판을 스캔했고, 이를 눈여겨본 박현동(블라시오) 아빠스가 이와 같은 내용을 발견했다.

박 아빠스는 “1923년 당시에도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 불렸는지 아니면 노래를 소개하기 위해 성가집에 실었는지 확인할 수 없지만, 100년 전 성 베네딕도회 선교사들이 처음으로 이 노래를 성가집에 수록했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1924년에는 서울대목구에서 「죠선어 성가」를 발간했는데, 1923년 「朝鮮語聖歌」(조선어성가)와 1924년 「죠선어 성가」 곡들을 보면 현재에도 많이 부르는 곡들”이라며 “내년은 「죠선어 성가」 발간 100주년으로 100년 전 신앙의 선조들이 불렀던 성가곡들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갖고 연구 작업도 함께 이루어지면 좋겠다”고 전했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은 1818년 12월 24일 오스트리아 오벤도르프의 성 니콜라오 성당에서 초연됐는데, 이 노래의 가사는 요제프 모르 신부가 썼고, 오르간 연주자였던 프란츠 그루버가 작곡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29 신앙상식과 읽을거리 의정부교구 ‘월간성서’ "전국 성경학자들의 말씀 강의 ‘유튜브’에 있네!” procurator 02.27 2036
128 겸재정선화첩 [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인재 영입, 정선의 <초당춘수도> (중도일보, 2024-02-09) procurator 02.27 2969
127 수도원사도직 [분도노인마을] 칠곡교육지원청, 사회복지시설 “분도 노인마을” 방문 (매일일보, 2024-02-06) procurator 02.27 2609
126 신앙상식과 읽을거리 [출판 홍보] 소소한 일상에 빛을 더하는 토마스 머튼의 영성 (가톨릭평화신문 2024-01-24) procurator 02.27 2025
125 신앙상식과 읽을거리 [수도원 주변이야기] 구상 시인, 칠곡 낙동강 변으로 다시 돌아왔다. (대구일보, 2024-01-15) procurator 02.27 1745
124 신앙상식과 읽을거리 [수도원 주변이야기] 칠곡군에 ‘구상-이중섭로’ 생긴다. (대구일보, 2024-01-15) procurator 02.27 1898
123 한국 베네딕도회 역사 그리스도교 수도생활의 시조, 성 안토니오 아빠스 (가톨릭신문, 2024-01-14 [제3376호, 12면]) procurator 02.27 1985
122 신앙상식과 읽을거리 [출판 홍보] 박재찬 안셀모 본원장 신부, 「주님, 당신 품 안에서」 출판 (가톨릭신문, 2024-01-14 [제3376호, 15면]) procurator 02.27 1909
121 겸재정선화첩 [이인숙의 옛그림 예찬] <232>겸재 정선의 새해맞이 그림 (매일일보, 2024-01-07) procurator 02.27 2738
120 수도원사도직 [순심교육재단] 가톨릭 전인 교육, 대학 입시에 통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4-01-03) procurator 02.27 2968
119 마리누스 수사와 뉴튼수도원 복음과 선교 열정으로 시노드 교회를 향하여, (가톨릭평화신문, 2023-12-27) procurator 02.27 1916
118 한국 베네딕도회 역사 [덕원수도원] 죠션어셩가 올해로 백 살...현존 최초 한국어 성가집 (가톨릭평화신문, 2023-12-27) procurator 02.27 18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