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성물(聖物)은 하느님께 봉헌하는 전례를 위한 거룩한 물건이다. 전례가 거행되는 장소나 제구(祭具), 감실, 십자가, 묵주, 성상, 성화 등이 성물이다. 성물이라는 표징을 통해 신자들은 하느님의 풍요로움을 더 크게 체험할 수 있다. 그래서 성물은 일반 미술품과는 달리 전례적 의미와 상징이 중요하다.
DCU장식미술센터(센터장 조현수 유스티노, 이하 센터)는 가톨릭 성물을 전문으로 제작하는 대구가톨릭대학교(총장 우동기 파스칼) 소속 학교기업이다. 제대로 된 성물을 제작하면서 한국교회 성물 발전의 요람이 되겠다는 사명으로 2020년 설립됐다.
센터장 조현수 교수(대구가톨릭대 금속·주얼리디자인과 학과장)는 “성물을 제작하는 곳이 많지 않다 보니 상당수는 이탈리아나 폴란드 등 유럽에서 수입한다”며 “어디선가는 좋은 품질에 전례적 의미에도 부합하는 성물을 제작해야 하기에 우리가 나섰다”고 설립 취지를 설명했다.
센터는 고품질의 성물 제작과 더불어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곳이 필요하다는 전임 대구가톨릭대 총장 김정우(요한) 신부의 제안에 따라 2019년 설립이 추진됐다. 관련 학과인 금속·주얼리디자인학과의 학과장 조현수 교수를 비롯한 학과 교수들이 준비를 맡았다. 교수들은 기술적 부분에서는 문제가 없겠지만, 성물이 가진 전례적 의미와 상징에 대해 공부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그래서 국내 최고의 제작여건을 지닌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금속공예실을 찾아 약 8개월 동안 연수과정을 거쳤다. 수사들의 세심한 지도와 배려로 다양한 기술을 습득하고 전례용구에 대한 이해와 상징적 표현에 대한 의미를 배울 수 있었다. 연수과정을 통해 센터는 인공미보다는 자연미를 강조하고, 보다 견고하고 오래 사용할 수 있으면서도 전례적 의미에 맞는 다양한 성물을 제작하는 여건을 마련하게 됐다.
센터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많은 제작활동은 하지 못했지만, 대구 주교좌범어대성당 성모동산 초 봉헌대와 대구가톨릭대 의과대학 앞 조형물 등을 제작했다. 오랜 시간 공을 들여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에게 봉정할 성작도 완성했다. 대구 새방골성당 베드로의 닭을 제작했으며, 곧 완성될 감실도 만들고 있다.
센터가 설립되면서 금속·주얼리디자인학과 재학생들의 교육 여건도 좋아졌다. 센터는 재학생들의 현장 실습을 돕고 있으며, 수업과 연계해 제품 개발도 하고 있다. 이곳의 첨단 기자재들은 학생들에게 실무교육 기회를 제공한다. 그만큼 수준 높은 성물 작가를 양성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조 교수는 “디자인이나 기술적 능력보다는 가톨릭 교리와 신앙적 의미를 알고 임해야 제대로 된 성물을 제작할 수 있다”며 “한국교회 성물 발전에 함께한다는 생각으로 우리 센터에 많은 관심 가져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문의 053-850-3936 DCU장식미술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