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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총무국, 성소실 공동] ‘2023 수도회 큰잔치’ 이모저모 (가톨릭 신문 외, 2023-05-28 [제3345호, 10…

procurator 0 104 02.26 14:42

즐겁게 수도 영성 체험하며 뜨거운 신앙 열정 되새긴 한마당

21일 서울 명동대성당 일대
34개 수도회 참가 부스 마련
기도 체험과 토크 콘서트
버스킹 공연 등 다채롭게 열려


‘좋기도 좋을시고 아기자기한지고, 형제들이 오순도순 한데 모여 사는 것!’ (시편 133,1 참조)
5월 21일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 일대에서 열린 ‘2023 수도회 큰잔치’는 통상 수도자들의 공동생활이 지닌 아름다움의 표현으로 꼽는 성경 말씀이 한 자리에 펼쳐진 시간이었다. 수도자들과 신자들 모두에게 수도 성소의 의미를 새롭게 한 이날 풍경의 이모저모를 담아본다.
 

5월 21일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열린 2023 수도회 큰잔치 중 어린이들이 작은 형제회가 준비한 수도복 입어보기 체험을 하고 있다.

수도회 큰잔치 버스킹 행사 중 스승 예수의 제자 수녀회 수녀들이 춤 공연을 펼치고 있다.

구요비 주교, 유덕현 아빠스, 박현동 아빠스, 정순택 대주교(오른쪽부터 차례대로)가 한국 외방 선교 수녀회가 준비한 선교지 의상 입기 체험 코너의 선교 지역 모자를 쓰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명동대성당을 중심으로 설치된 34개 수도회 부스는 각 수도회가 지닌 다양한 고유 카리스마처럼 저마다의 톡톡 튀는 개성으로 수도회를 알리는 장이었다. 또 다채로운 체험 코너를 통해 카리스마를 새겨보는 기회였다.

한국 외방 선교 수녀회는 수녀회 진출 지역의 의상과 모자 등을 입고 써보는 ‘선교지 의상 입기 체험’ 코너를 만들어 인기를 끌었다. 성가 소비녀회는 생태환경에 초점을 맞춰 토종 씨앗 심기 체험을 하고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렸다. 작은 형제회(프란치스코회)는 성모동산에서 수도복 입어보기 체험장을 마련했고, 한국 순교 복자 수도회는 서울대교구에서 시복시성 추진을 결정한 창설자 방유룡(레오) 신부를 비롯한 브뤼기에르 주교, 김수환(스테파노) 추기경과 사진을 찍도록 하며 시복시성 추진 소식을 알렸다.

◎… 각 수도회가 제작하는 고유 물품들이 판매돼 신자들은 모처럼 쿠키와 장아찌 등 수도자들이 직접 만든 홈메이드 제품과 손으로 빚은 수제품들을 구경하고 구매하느라 즐거운 표정이었다. 미리내 성 요셉 애덕 수녀회는 수도자들이 만든 간장, 고추장, 전통 된장, 청국장을 내놓아 발길을 모았다. 착한 목자 수녀회는 수녀회 내 환경동호회가 제작한 EM비누를 판매했다.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는 동백나무 열매 껍질로 만든 펜던트와 귀걸이, 브로치 등을 선보였고, 앉은뱅이 토종 밀과 고성 및 공주에서 농사지은 밀 쿠키를 내놓았다.

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는 책갈피, 묵주, 신용카드 지갑, 손지갑, 앞치마 등 26개 종류의 친환경 수제 물품을 전시 판매했다. 한 수녀는 “공동체 모든 구성원이 한 분야씩을 맡아서 직접 손으로 뜨고 만들었다”며 “수세미 등도 삼베를 사다가 만드는 등 일상에서 「찬미받으소서」를 실천하는 모습을 나누고 싶었다”고 밝혔다.

◎… 수도회의 영성을 기도 안에서 체험하도록 하는 부스도 있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는 기도방에서 ‘기도하기’, 수도자들이 현장에서 성구를 손글씨로 쓴 ‘말씀품기’, ‘선교하기’ 등 체험 단계를 마련해 부스를 운영했다. 티 없으신 마리아 성심 수녀회는 성모 성심에 봉헌하는 기도 지향 쓰기, 마리아 성심을 표현한 거울 속에 얼굴을 담아 사진 찍는 체험 활동을 준비했다. 참가자들이 쓴 기도 지향은 다음 달 파티마 성지에 전달된다.

◎…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꼬스트홀에서 열린 토크 콘서트는 수도 성소와 수도 생활을 편안한 대화 속에 나누는 자리였다. 참석 수도자들이 다양한 성소 동기들을 소개할 때는 부르심과 응답에 대한 감동이 오갔다. 수도자들에게는 부르심과 수도원 일과를 얘기하며 같은 길을 가는 이들 간의 나눔이 됐다. 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 강윤미(루치아) 수녀는 “자신처럼 아무것도 안 하고 싶었던 사람도 예수님을 만나니 정말 값진 인생을 살게 된다는 걸 모두에게 알려주고 싶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 명동대성당 앞 광장에서 오후 1~4시 열린 버스킹은 수도자들의 장기가 유감없이 발휘된 무대였다. 스승 예수의 제자 수녀회의 춤 공연으로 시작된 버스킹에서는 10개 수도회가 참가한 가운데 노래, 밴드, 연극, 풍물놀이 등을 선보였다. 음악 소리에 이끌려 버스킹을 보게 됐다는 비신자 김효정(25)씨는 “수녀님들이 옷자락을 흩날리며 적극적으로 찬미하는 모습에서 천주교가 친근하게 느껴졌다”며 “언젠가 기회가 되면 성당에 나가 볼 마음이 생겼다”고 밝혔다.

◎… 이날 행사는 수도회와 수도자들 간의 친교 나눔이라는 면에서도 의미 있었다. 성 도미니코 선교 수녀회 안소근(실비아) 수녀는 “수도회들끼리 함께 즐겁게 지내는 분위기만으로도 매우 좋았다”며 “서로 다른 모습으로, 또 한편 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살아가는 수도 생활에 대해 돌아볼 수 있었다”고 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 수도회 김정진(마티아) 수사는 “완전 ‘대박’ 행사”라며 “수도회들이 한껏 자기 집을 알리는 듯한 자연스러운 분위기에 저도 이 자리를 너무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서광호(베네딕토) 신부는 “수도회들이 모여 어떻게 협력할 수 있을까 회의하고 준비하는 자체가 친교였다”며 “전국적인 행사로 확장돼 더 많은 수도회가 참석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 ‘큰잔치’라는 말대로 명동대성당은 하루 종일 행사에 참여하는 신자들과 수도자들로 붐볐다. 오전과 교중, 오후에 봉헌된 총 5대 미사에 신자들이 가득 찼다. 이날 부스를 돌며 17개 도장을 받으면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 이름이 새겨진 기념 묵주가 기념품으로 증정됐는데, 참여자들의 호응이 높았다. 수도회가 준비한 물품도 거의 소진됐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경우 무료 증정 물품은 모두 배포됐고, 유료 책자도 예상 부수보다 많이 판매됐다.
 

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가 시복시성이 추진되고 있는 브뤼기에르 주교 등 얼굴 가면을 쓰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 외국인이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부스에서 기도문을 뽑고 있다.

착한 목자 수녀회 부스에서 신자들이 EM비누를 구입하고 있다.

이주연·박주헌 기자 miki@catimes.kr

“풍악을 울려라!”5월 21일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 일대에서 열린 수도회 큰잔치 버스킹 행사 중 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 풍물놀이 공연단이 공연을 하고 있다.사진 박주헌 기자

서울대교구가 수도회 홍보와 수도 성소계발 등을 취지로 마련한 2023 수도회 큰잔치 ‘좋기도 좋을시고’가 성황을 이뤘다. ▶관련기사 10면

5월 2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 일대는 남녀 수도자들이 벌이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수도회를 알리는 목소리로 활기가 가득했다.

서울대교구에서 활동하는 수도회 중 34개 수도회가 참여한 행사는 각 수도회가 부스를 운영한 가운데 물품 판매, 전시, 체험 활동, 후원자 모집, 성소자 상담 등으로 이뤄졌다.

오후 1~4시 야외무대에서 노래, 연주, 연극, 풍물놀이 등 수도자들의 버스킹 공연이 열렸고, 명동대성당 문화관 2층 소성당에서는 토크콘서트가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진행됐다. 수도회 소개 영상도 문화관 2층에서 계속 상영됐다.

이번 행사는 교구에서 활동하는 수도회의 다양한 카리스마를 알리고 수도회와 신자들 만남을 통해 친교와 나눔의 시간을 갖자는 취지로 준비됐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의 제안을 받아들여 주교좌명동본당(주임 조학문 바오로 신부)이 주관하고 기획한 행사는 무엇보다 수도회를 알리고 수도 성소의 의미를 진작시키는 데 방점이 찍혔다.

수도회가 한자리에 모여 카리스마와 영성, 활동을 소개하는 자리가 드물었던 면에서 행사는 신자들에게 여러 수도회의 존재를 알리고 수도자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나누는 계기가 됐다. 참석 수도회들은 카리스마와 성소 홍보에 큰 도움이 됐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수도회들의 참가 접수 후 지난 2월 하순 수도회 담당자 첫 모임을 시작으로 행사를 준비해 온 주교좌명동본당은 수도회 자체 부스 운영비용을 제외한 전체 비용을 부담하는 등 행사를 전폭 지원했다. 당일 미사의 2차 헌금도 참가 수도회들에 후원금으로 전달됐다.

이날 12시 미사를 주례한 정순택 대주교는 강론에서 “본당 사도직 외에도 다양한 사도직을 수행하는 수도회가 교회 안에 있다는 것을 알리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행사에 대한 기대를 밝혔다. 덧붙여 정 대주교는 “우리는 짧고 유한한 삶을 살아가면서 시간과 더불어 사라지는 것들에 힘겨워하지만, 눈을 들어 조금 더 멀리 볼 때 이승의 삶 너머에 영원한 생명이 존재하고 그 생명이 하느님 안에 있다는 것을 상기할 수 있다”며 “수도자의 존재는 그런 하느님 나라의 삶을 앞당겨 보여주고 증거하며 살도록 불림을 받은 존재”라고 말했다.

정순택 대주교는 미사에 앞서 교구 수도회 담당 교구장 대리 구요비(욥) 주교,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박현동(블라시오) 아빠스,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회 고성수도원 유덕현(야고보) 아빠스와 수도회 각 부스를 차례로 방문하며 수도자들을 만나 격려하고 체험 행사에도 참여했다.

자리에 함께한 박현동 아빠스는 “수도자들의 환한 웃음을 접하고 수도회가 마련한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을 할 기회였다”며 “서울대교구와 주교좌명동본당에 감사하고, 더 많은 수도회, 재속회가 참석하는 축성생활회 큰 잔치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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